2020년 3월 중순부터 4월 초에 읽은 책에 대한 간단 후기
뭘 할지는 모르지만 아무거나 하긴 싫어
작년에 사서 책상 위에 몇 달간 두다가 이제야 읽었다. 여행 콘텐츠 기획사라고 스스로를 표방하는 트래블 코드에서 만든 책이다. 이 회사에서 만든 책 중 퇴사 준비생의 도쿄를 워낙 재미있게 봤고, 제목이 꼭 내 맘 같아서 샀다.
이 책의 컨셉은 뭘 할지는 모르지만 아무거나 하긴 싫은 기획자들에게 생각의 재료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퇴준생 시리즈가 그렇듯 외국에서 만날 수 있는 비즈니스 사례 - 그중에서도 외식업 - 를 통해 기획자들에게 영감을 주고자 만든 책이라 한다. 아무래도 외식업에 국한된 내용이다 보니 퇴준생 도쿄보다는 덜 흥미로웠지만, 그래도 재밌게 읽었다.
재해석, 고객 경험 리디자인, 고정 관념 타파, 미래 기술 도입이라는 네 가지 카테고리로 분류하여 사례를 소개하고 있는데 사실 저 방법론 자체는 그다지 새로울 건 없다. 기획에서 늘 어프로치 하는 방식이니까. 발상의 신선함, 차이를 만드는 디테일, 추진력과 일관성이 더 중요한 법이고, 책에 소개된 사례에선 그런 것들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트래블 코드에서 발간한 책을 두 권 밖에 보지 않았지만, 지난 번 퇴준생 도쿄와 이번 뭘모아싫을 보며 느낀 건데 문장이 참 좋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다. 뻔하거나 모호한 표현도 별로 없다. 그래서 잘 읽힌다. 조금씩 믿고 보는 트래블코드가 되어간다.
★ 3.5 / 5
팔리는 나를 만들어 팝니다
브런치와 페북을 통해 종종 바이럴 터지는 글을 쓰시는 박창선님의 책이다.
이 책의 컨셉은 일하는 사람들을 위한 생존 매뉴얼이다. 콘셉트에 충실하다. 정말 매뉴얼 보는 것 같은 느낌이다.
자기 영업을 해야 하는 프리랜서들에게 유익한 내용도 많지만, 일반 직장인에게도 도움되는 구체적인 팁들이 많다.
직설적이고 솔직한 문체도 마음에 든다.
코로나 이후 일하는 방식도 많이 바뀐다고 한다. 일하는 사람들은 자기의 능력을 찾아내고 표현하고 인정받아야 살아남는 시대가 온다. 단순히 시키는 일만 잘하는 사람도 아니고, 그저 성실하다는 평가를 받는 사람도 아니다. 무엇을 잘하는지, 어떤 성향인지를 잘 드러내는 사람이 더 쓰임 받고 성장하게 될 거다. 결국, 개인 브랜딩이 필요함을 강조하는 책이다. 나 자신을 어떻게 브랜딩할지 고민이 많은 요즘, 자주 들춰보게 될 것 같다.
이상한 걸 한 번만 보여주면 이상한 사람이 되지만, 계속 보여주면 캐릭터가 된다. (P.91)
★3.5 / 5
동급생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 학원미스테리물. 전형적인 추리 소설.
시간 때우기에 좋다. 적절한 긴장감, 적절한 복선, 적절한 반전. 그렇게 막 우와 하는 건 없다.
그래도 몰입하면서 볼 정도는 됨.
★ 3/5
일의 기쁨과 슬픔
요즘 주목 받는 젊은 작가 장류진
출판사 홍보 문구가 하도 요란하기에 뭐가 그렇게 대단한가 싶어서 호기심에 샀다.
처음 단 편 두 개를 읽었을 땐 뭐야, 이거 별 거 없네. 가볍고 그냥 인터넷의 돌아다니는 이야기 좀 각색한 거 같다고 생각했다.
그러다가 한 편, 두 편 읽으면서 좀 생각이 달라졌다. 아, 디테일이 좋네. 요즘 젊은 세대의 가치관, 생각, 고민을 잘 표현했네라고.
이 책을 읽으며 좋은 소설이란 무엇인가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되었다.
난 평소에 소설을 잘 안보기도 하지만 가끔 보더라도 주로 전쟁, 추리, SF, 역사 소설만 본다. 아무래도 책은 텍스트로만 되어 있으니 자극이 강한 장르를 더 선호했던 것 같다.
앞으로는 좀 더 다양한 장르의 소설을 봐야겠다. 시대와 사람을 이해하고 공감과 위로를 받는 건 주로 에세이를 통해서였다. 형식에 따라 소재가 제한되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소설이 서사가 있으니 읽기 좋은데, 왜 그동안 소설을 편협하게 읽었는지 반성하게 되었다.
20대 후반부터 30대 후반에게 가장 공감을 얻었을 것 같다. 40대 초반 까지도 해당할 수도.
암튼, 추천하는 책임.
★ 4 /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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